문화 비평

교사가 가르쳐주지 않는 위대한 여성들

게시자: 허성우, 2016. 7. 3. 오전 12:23   [ 성우넷에 의해 업데이트됨(2017. 4. 25. 오후 7:09) ]



조너선 코졸의 저서 교사로 산다는 것을 통해, 미국의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는 위대한 여성들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대부분의 미국 교과서에서는 훌륭하거나 용감한 여성들을 다루지 않는다. 오히려 여성들은 유명한 남성과 결혼하는 행운으로 성공한 것처럼 그려진다. 영부인들에 대한 사례가 주로 그러하다. 특히 여성들이 가진 신념들은 표백되고 생략되어 언급된다.

자기의 힘으로 업적을 이룬 인물은 나라를 위해 일한 재봉사 베치 로스 조지 워싱턴의 주문을 받아 미국 국기를 처음 만들었다고 알려진 재봉사 가 유일하다. 즉 교과서 편집자들은 가사의 영역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대표적 인물로 그녀를 선택하였다.

흑인 지도자 해리엇 티브먼 노예제도 폐지론자. 인도주의자. 여성운동가 을 비롯하여, 독자적 행동으로 의미 있는 업적을 남긴 애비게일 애덤스 미국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의 부인으로, 여성인권과 노예해방 등을 주장하며 당대 미국 정치 및 행정에 큰 영향을 끼침 는 명목상 언급되곤 한다.

미국 혁명 후 2세기가 지났는데도 이러한 현상이 변하지 않았다. 지난 백 년간 주목할 만한 여성들 대다수는 공립학교에서 거의 거명조차 되지 않았으며, 완전히 무시되는 수준이다. 이는 아마도 그녀들이 남성의 지배로부터 벗어나 국가의 기만과 대기업의 권력을 열정적으로 비판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인물을 살펴보면, 수전 B. 앤서니는 미국의 여성 참정권을 이끌어낸 인권 운동가였다. 에마 골드먼은 20세기 초반 북미 및 유럽에서 아나키스트 철학을 발전시키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다.

특히 도로시 데이는 기독교인이 되는 최선의 방법은 가장 궁핍하고 굶주린 사람들 편에 서서 그리스도의 이상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믿었던 독실한 종교인이었다. 그녀는 시위에 참여해 몇 달 동안 단식을 하기도 했으며, 혁명을 보기 위해 직접 쿠바에 갔다. 나이 70세가 되어서도 캘리포니아 농장의 이주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한 권리를 인정해달라고 파업을 벌일 때 라인에 서서 노동자들도 함께 시위했다. 결국 그녀는 체포되어 투옥되었다. 또한 50년 가까이 더 가톨릭 워커라는 월간지를 발행하였는데, 지금까지도 한 부에 1페니에 판매된다. 당시의 잡지에는 정치 문제, 일기, 그녀가 데리고 온 부랑자들에 관한 단상들로 가득 차 있다. 그녀는 사회주의 이념을 무턱대고 비판하지 않았으며, 3세계의 혁명 투쟁을 옹호하는 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립학교 교과서는 이러한 여성 영웅에 대해서도 수업시간에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 억압받는 이들의 자유를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한 인물들을 다루느냐 그러지 않느냐는 사실 학교의 남학생과 여학생들 사이의 관계 맺는 방식에도 큰 영향을 미치며, 이는 곧 여성의 권리로 연결되는데도 불구하고 학교에서는 이 문제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이러한 여성 중에는 어린 학생들도 이해할 수 있을 만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이 있는데, 바로 헬렌 켈러다. 그녀는 눈과 귀가 멀었지만, 읽고 쓰고 말할 수 있었다. 그래서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시련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되었다. 학생들은 대체로 헬렌 켈러에 대해 이 정도의 내용만 배운다. 그러나 정작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은 그녀가 죽을 때까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투쟁했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그것에 대해 이렇게 썼다.

나는 노동 착취가 일어나는 공장과 혼잡한 빈민가를 방문했다. 볼 수 없는 것은 냄새로 맡을 수 있었다. 내 손으로 만져보아 알 수 있었는데, 엄마가 근처 공장에서 기계를 돌보는 동안 발육이 늦어 왜소한 아이들이 동생들을 돌보고 있었다.’

이 사회는 개인주의, 정복, 착취를 기반으로 세워졌다. 이렇게 그릇된 기본 원칙을 기반으로 세워진 사회 질서는 틀림없이 모든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다. 방적공장이나 탄광의 산출량이 건강하고 행복하고 자유로운 인간을 만드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우리 국민은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이름뿐이다. 우리가 투표한다는 게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구별도 안 되는 비슷한 두 후보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일 뿐인데.’

만약 교사가 이 글을 벽에 걸린 헬렌 켈러의 사진 밑에 붙여 놓는다면 공립학교에서 해고가 될지도 모른다. 더구나 앞서 언급한 헬렌 켈러의 말보다 정녕 그녀가 몇 명의 유명 인사를 만난 것이 더 중요한 것처럼 그런 것들만 교과서에 기록해 놓았다. 도대체 왜 전자의 기록들은 언급되지 않는 것일까?

교과서에는 헬렌 켈러가 ‘(눈 없이) 보는 법을 배웠다고 기록되어 있지만 정작 그녀가 무엇을 보았는지는 말해주지 않는다. 또한 그녀가 말하는 법도 배웠다고 알려주지만, 그녀가 무엇을 말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는다. 물론 교과서에 실린 헬렌 켈러의 내용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녀가 육체적 고통을 딛고 일어서 성공했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들을 교과서와 교사는 외면하고 있다.


만개한 벚나무 숲 아래

게시자: 허성우, 2016. 7. 3. 오전 12:20   [ 성우넷에 의해 업데이트됨(2018. 1. 10. 오후 1:28) ]



우리는 벚꽃나무를 마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흩날리는 꽃잎을 보며 전혀 달리 생각한 작가도 있었다. 그는 '사카구치 안고'인데, 일본 무뢰파 작가로서 전후 일본인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봄이면 활짝 피는 벚꽃, 그 꽃나무 아래에 서서 소설 속 주인공은 핏빛 역사를 떠올리게 된다. 마찬가지로 그 스스로도 한 여자를 품에 안기 위하여 전처를 비롯해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머리를 수집하는 만행을 저지른다.

 

이처럼 잔인한 내면과 억누를 수 없는 욕망, 그 안에 주인공의 사랑은 존재하긴 했을까? 결국 그러한 모순이 폭발하게 되는 날, 활짝 핀 벚꽃나무 아래서 귀신인지 아내인지 모를 여인의 목을 조르게 되는데, 그것은 자신과 세상의 부조리를 파괴하려는 몸부림 같기도 했다.

 

이 해괴망측한 이야기는 아직도 유효하게 느껴진다.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아름다운 것이 부조리를 감싸고 있으니까. 한때는 우리 국민들도 그들의 벚나무 아래에서 그러했을 테니까. 우리는 봄날 벚꽃을 보며 웃다가도, 그것이 지는 날에는 한없이 울적해질 것이다. 때로는 죽음을 불사하더라도 그 어떤 굴레로부터 아주 멀리 도망치고 싶을 테니까.


나를 아는 순간 시가 찾아온다

게시자: 허성우, 2016. 7. 3. 오전 12:17   [ 성우넷에 의해 업데이트됨(2018. 1. 10. 오후 1:23) ]



시는 무엇인가. 우리는 시라는 것을 마치 거대한 철학처럼 받아들인다그래서 자신이 이해할 수 없는 것들로 만든 벽이라 생각한다하지만 시의 세계는 결코 나와 떨어져 있는 공간이 아니다시는 내 안에 숨어있는 감정의 창고이다단지 우리는 그 문을 열지 못하고 늘 주저할 뿐이다.

 

우리는 호기심이 많다, 수많은 것들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을 알아차리면서 즐거워한다. 그 중 나 자신의 존재를 가장 궁금해한다. 하지만 '자신과의 끊임없는 대화'가 없으면 나조차 나를 알 수 없는 정신적 괴리감에 빠지고 만다그렇게 되면 나라는 존재는 나의 의지로 인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마치 기계의 부품처럼 어떤 물리적 자극에 의해 살아가게 된다.

 

시는 내 마음의 얼굴이다숨어있는 나를 발견하기 위해 내 마음의 닫힌 문을 열었을 때 나를 꼭 닮은 시가 보인다. 그렇지만 우리는 깊은 어둠 속에 숨어서 좀처럼 나를 드러내지 않는다자칫 남들이 나를 알게 될까봐 더욱 자신의 존재를 세상의 가장 구석진 곳에 가두려고만 한다.

 

이제 더 이상 나를 보이지 않는 곳에 속박하려 하지 말고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 내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토로해보자내 마음의 풍경들을 하나씩 그려 나가자.

 

시의 진정한 맛이란 바로 여기에 있다내가 의도한 생각내가 하고 있는 마음의 일을 나의 눈으로 확인하고 그것을 아름답게 내보이는 것이다나 혼자의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수단, 그것을 통해 동질감을 회복하고 보편적 인류애를 발굴해 주는 것이 또한 문학이요그 중에서도 시라고 하겠다.

 

또한 시는 소설과 달리 사실에 기반한다. 현실의 문제를 도외시하는 허구의 부산물이 아니요장식의 위한 화려한 소모품도 아니다시는 이슬처럼 맑은 생각에 뿌리를 둔 새싹이요낱낱의 표현들이 응집되어 맺힌 하나의 열매이다. 그러한 범주의 알록달록한 생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시집이 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시를 쓰기 위해서 가장 먼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질문해야 하며, 그 연후에 인생의 보편적 철학을 논하는 시인이 되어야 한다그 길에서 우리는 자신이 왜 시를 쓰고 있는지 그리고 시를 쓰는 것이 자신은 물론 타인의 삶에도 얼마나 많은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사진 VinothChandar

자녀에게 책을 읽히기 전에 꼭 알아야 할 것들

게시자: 허성우, 2016. 7. 2. 오후 11:55   [ 2016. 7. 2. 오후 11:56에 업데이트됨 ]



프랑스의 사회 인류학자 르네 지라르는, 소설이란 문제적 주인공을 통하여 타락한 세계에서 타락한 방법으로 진정한 가치를 추구하는 이야기라 하였다여기에서 문제적 주인공은 소설에서 다양한 갈등을 야기하는 인물이며타락한 세계는 소설 속의 배경을 말한다그리고 진정한 가치란 소설의 주제를 뜻한다.


따라서 우리가 소설을 읽을 때에는주인공이 어떠한 갈등 속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경험을 하는지에 주목해야 한다잘 알려진 소설을 읽으면서도 작가의 목소리를 느낄 수 없다면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한 인지결핍이 일어난 탓이다그럴 때에는 주인공과 그가 처한 상황을 내가 간접적으로 경험한다고 생각하고내가 소설 속 주인공이 되어 모든 갈등을 풀어나가야 한다그래야만 소설 읽기를 즐길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유아의 듣기 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고려해야할 사항이 있다유아는 인지능력이 사실상 어른들에 비해 많이 부족하므로 어른들이 책을 읽어준다고 해서 내가 인지하는 것처럼 이야기의 요소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그렇기 때문에 낭독자의 읽기 지도가 꼭 필요하다.


대개 성공한 학습 경험은 또 다른 학습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오기 때문에어릴 때 독서를 즐길 줄 아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의 읽기나 듣기 태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강행하는 경우가 많다만약 그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에 여러분의 자녀는 학습 회피 성향만 길러질 수 있다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을 이해한다면 조기 학습에서부터 유아가 보이는 여러 가지 반응을 최대한 존중해 주고 올바르게 이끌어 주어야 한다.


동화나 소설은 거의 비슷한 맥락에서 세상의 모습을 허구적으로 담은 것이다그 내용이 아무리 환상에 가깝다 할지라도 앞서 말했던 가치는 진실에 닿아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야기를 읽은 후에 어떠한 감동을 얻는다여기서 진실이라는 것은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우리 삶에 보탬이 되는 주제의식을 말한다예를 들어 동화 속 주인공이 나쁜 짓만 하다가 나중에 그 잘못을 깨닫고 올바른 길로 들어섰다고 할 때그 줄거리들은 사실에 기인한 것이 아닐지라도 그 이야기가 주는 감동은 진실하게 느껴진다그런 것에서 우리는 문학적 가치나 보편적 진리를 끄집어낼 수 있다.


따라서 유아에게 어떠한 소설을 접하게 하였으면 반드시 그 이야기가 가지는 진실성을 깨닫게 해주어야 한다그 방편으로 인물들의 성격다양한 사건들그것이 일어난 시공간적 배경들을 빌려와야 한다작품이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지조차 모르면서 많은 책만 읽히는 것은 건전한 자아 형성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게다가 올바른 가치 판단을 하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인지한 요소들이 왜곡되는 역효과마저 생길 수 있다다시 말해 유아는 악인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그것이 잘못인지를 알 수 없기 때문에제대로 된 설명이 따르지 않으면 오히려 부정적인 것들을 내면화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의 부모들은 교육열에 불 붙어서 유아들에게까지 자꾸만 뭔가를 읽히려고 한다그러나 그 이전에 사람을 보면 웃고 반기고 사랑을 느낄 줄 아는 심성을 먼저 길러주는 것이 좋다마음에 들지 않는 아이의 태도에 대해 중얼거리며 짜증을 내기도 하고 간혹 부부가 말다툼도 하는 등 부정적인 요인들을 접하게 하면서도 공부를 시킬 때만은 내 아이가 최고가 될 것 같다는 망상에 젖는다.


세상의 이치도 그러하지만모든 학습 또한 사랑할 줄 아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배우는 것을 사랑하려면 배움을 주는 이에게도 사랑을 느껴야 하고나아가 이 세상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돌이켜 보면 우리가 이것저것 배우는 이유도 무엇이겠는가다 남을 사랑할 줄 알고 올바른 판단을 해내기 위해서가 아닌가이제 지식은 외우지 않아도 얼마든지 인터넷을 통해 건질 수 있다그러나 그러한 지식을 제대로 활용하여 자신의 삶에 쓸모 있는 것으로(창의적으로만드는 것은 건전한 마음에서 비롯됨을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선택의 연속이었고 그 때문에 내 삶이 이렇게 달라진 것이라면 당신의 자녀에게는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지 않겠는가그저 남들이 하는 것을 다 따라해 봤다고 내가 자녀에게 모든 기회를 마련해주었다고 착각하지 말자어떻게 이끌어주는 것이 제대로 된 교육인가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가 자신의 삶과 그 주변에 대해서 소중함을 깨닫고 타인을 사랑하게 되는 것은 대개 유아기에 부모가 보여주고 들려준 것들에 의해 좌우된다그렇게 때문에 아이들에게 동화나 소설을 읽히게 된 동기아이들이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들도 결코 놓쳐서는 안 된다그러한 것들을 잘 고려하여 긍정적인 마음을 갖도록 이끌어준다면여러분의 보석 같은 자녀들은 점점 더 빛을 발할 것이다.


사진 cindiann

가르칠 수 있는 용기 - 두려움의 극복

게시자: 허성우, 2016. 7. 2. 오후 9:40   [ 성우넷에 의해 업데이트됨(2016. 8. 29. 오후 7:49) ]



아, 절연되지 않기를,

그 어떤 사소한 간격에 의해서도 

별들의 법칙으로부터 절연되지 않기를

내면 ㅡ 그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광대무변한 하늘,

새들이 힘차게 솟구치고

귀향의 바람으로 출렁거리는

저 높고 그윽한 하늘


릴케가 <귀향>에서 돌아가고 싶어 하는 곳은 내면의 공간이다. 내 바람들이 포용되는 이상향이다. 이에 대해 T. S. 엘리엇은 이렇게 썼다. “우리는 우리가 출발한 곳에 다시 도착한다. 그리하여 그곳을 처음 본 것처럼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우리의 삶은 늘 동그라미를 그린다. 그러나 그 삶이 동그라미 안에 놓일 수도 있고 그 바깥에 내팽개쳐질 수도 있다. 우리가 만약 타자와 절연되지 않는다면 쉽게 그 안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영혼은 늘 두렵다. 절연의 공포 속에서 ‘미움, 눈물, 욕망’ 따위로 인해 모든 것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고뇌한다.

 

이것은 교육 현장에 있는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속한 직장과 동료들 그리고 학생들로부터 절연되지 않으려 노력한다. 사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몸부림치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가 주변으로부터 절연 당하여 늘 두려움 속에 빠져 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에게 돌아온다. 교사의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학생이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두려움마저 학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내가 저 선생님을 믿어도 되는 것일까?’, ‘내가 가는 길이 올바른 곳인가?’, ‘아무도 내 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수없이 되뇔 것이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엎드린 학생을 두고 파커는 생각했다. ‘저 학생은 정말 지옥에서 온 것일까’, ‘내가 부족해서 저 학생과 절연되지 않을 해답을 찾지 못한 것일까’ 파커의 이러한 고민은 교사라면 누구나가 겪게 되는 딜레마이다. 이러한 고민이 깊어질수록 교사와 학생은 자신감은 물론 자존감마저 잃게 될 것이고, 서로의 관계는 불신으로 인해 더욱 절연되고 말 것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파커와 그의 워크숍에 참여한 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가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것은 공포를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 놓고 적절한 행동을 취한다면 돌파구가 열리게 된다. 그리고 내면의 동경에 귀를 기울이며 주변과 단절되지 않으려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움직여야 한다. 때때로 공포를 극복하는 방법은 이처럼 간단한 것이다.”

 

“타자와의 만남에서 느끼는 어떤 공포는 우리가 그것을 잘 파악할 수만 있다면 우리를 살아남게 하고, 배우고 성장하게 한다. 낯선 것을 만날 때에는 두려움에 사로잡히면서도 온몸에 열이 나 새롭게 열리는 것이다. ‘진정한 배움’이란 그런 것이다. 그것은 건전한 두려움이므로, 타자에 대한 공포를 넘어서서 존경으로 옮겨간다. 그런 것이 바탕이 되어야 훌륭한 교육이 가능해진다."

 

교사는 학부모와 학생을 이어주는 조정자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학생이 꿈과 절연되지 않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 스스로도 학생과 동료들로부터 절연되지 않아야 한다. 그러한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 ‘용기’이며, 그것을 가지는 방법은 두려움을 극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아플 때마다 약을 삼키듯 두려움의 원인을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을 실천한다면 절연되지 않고 자신 있게 살아가는 자아를 곧 발견하게 될 것이다.

 

사진 frank3.0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게시자: 허성우, 2016. 7. 2. 오후 9:35   [ 2016. 7. 2. 오후 10:43에 업데이트됨 ]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가 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어 보면아직도 우리 사회는 그가 바랐던 그 무엇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소설 속의 내용에서는 하느님이 인간의 마음속에 계셨지만톨스토이가 살던 현실이나 지금 우리가 사는 현실에서도 하느님의 참다운 모습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 세상에 인간을 만든 ㅡ 창조한 ㅡ 것이 하느님이라는 것도 바로 인간이 사랑을 통해서 아이를 낳고 또 기르는 데에서 기인한다그리고 나아가 이웃과 함께 사랑을 나누며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이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모든 종교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고 있지만실상은 그것을 권세를 쌓는 데에만 이용하는 자들이 많다.


하느님의 말로 사람들을 유혹해 그 무엇을 얻고 있는 동안악인들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사랑을 망각하게 된다. 그처럼 실천하지 못하는 사랑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그래서 톨스토이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게 사랑인 반면우리는 그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고 이야기한다.


그 사랑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내게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그가 지혜로운 사람이다내 일이내 공부가내 유희가 사랑에서 기인하지 않는다면 결국 나는 그것들에 매달린 노예가 되고 만다그렇기에 아주 사소한 순간에도 우리는 자신의 내면을 단속해야 한다거기에서 내 언행이 비롯되고 또한 거기에서 사람과의 관계가 이루지기 때문이다.


다시 한 번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내 이웃을 사랑하며 살고 있는가? 그렇게 살지 않았다면 나는 지금껏 한 번도 사람답게 살지 못한 것이다. 신은 결코 멀리 있지 않다. 늘 나의 내면에 존재한다. 더 늦기 전에 내가 베풀 수 있는 참다운 사랑, 그 위대함을 깨달아야 한다.


※ 톨스토이는 '사랑'을 교회가 아닌 민중의 마음속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사진 Rjabinnik and Rounien

역사란 무엇인가

게시자: 허성우, 2016. 7. 2. 오후 9:32   [ 2016. 7. 2. 오후 9:32에 업데이트됨 ]



에드워드 카는 역사를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하였다역사가는 현재의 일부이고 역사적 사실들은 과거의 일부인데역사 서술은 이 둘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따라서 우리에게 과거를 보는 새로운 눈이 길러져야 미래에 잠식되어 가는 현재의 어디쯤에 우리가 서 있는지 인식할 수 있다.


시대가 바뀌면 과거는 전과 달리 해석된다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저널리스트 스콧트는 사실은 신성하나 의견은 자유라고 하였다그러나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도 역사적 사실에 대하여 입장에 따라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도 많다특히 보수와 진보의 정치관에 따라 과거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올바른 역사는 무엇일까우리가 교과서로 배운 역사는 과연 사실에 부합하는 것일까이에 대해 배러클루 교수는 다음과 같이 기술하였다. ‘우리가 책에서 읽는 역사는 사실을 토대로 한 것이긴 하지만 엄격히 말한다면 결코 사실 그 자체가 아니라 일련의 인정된 판단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거대정당이나 여당의 이해관계에 따라 역사교과서의 내용은 수도 없이 바뀌는 것이다이러한 이유로 리튼 스트래치는 역사가가 무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무지는 단순화시키고 명확하게 추려내기 때문이다따라서 중요한 사실만 남게 되고 비역사적 사실들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역사에 있어 우연이라는 것은 사실을 굴절시킨다즉 역사 법칙은 우연의 자연 도태를 통해서 실현되는 것이다톨스토이 역시 비합리적인 사건우리가 이해 못하는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숙명론에 의거할 수밖에 없다고 하였다즉 우연이란 우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사건들에 대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 시대의 우리 언론들은 너무도 우연에 근거하여 기사를 쓴다더 나아가 추측한 우연까지 만들어내고 있다우연이란 이해 못하는 사건뿐만 아니라 서술자가 그렇게 믿는 것이기도 하다그렇다면 그 행위는 그럴 법한 소설을 쓰는 것이나 다름없다주관주의에 빠지게 되면 온갖 허구의 살을 갖다 붙여 오히려 사실을 은폐하게 된다.


따라서 역사가에게는 부적절한 내용은 버리고 합리적인 해석 속에서 인과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이 필요하다이른바 클레오파트라의 코는 역사적 결과에 미친 영향을 떠나 합리적인 원인으로 기술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어떠한 인물의 언행을 기술할 때에도 합리적 인과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그리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 다양한 원인 중 하나만을 채택해 합리적이라고 여기고 나머지는 모두 비합리적이라 치부하는 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전통이란 과거의 관습과 교훈을 미래에 전달하는 것을 말한다과거의 기록이 보존되기 시작한 것도 미래 세대의 복지를 위함이다이렇듯 역사적 사고는 언제나 목적론적인 것이다.(호이징가즉 역사가는 라고 묻는 순간 어디로를 생각하게 된다즉 역사는 진보적인 것이고획득된 자산이며후세를 위한 의무이다.


괴테는 몰락에 처한 시대에는 모든 경향은 주관적인 것이 되며이와 반대로 모든 일이 새 시대를 향해서 결실을 맺는 시기에는 모든 경향이 객관적인 것이 된다고 하였다즉 성공한 미래에서는 역사가 옳은 방향으로 ─ 고등한 상태로건설적으로 ─ 나아갔다고 보는 것이다그렇게 때문에 승자는 전쟁을 승리의 발판으로 여기지만대량학살로 보지 않는다그러나 긴 시간 속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다그에 따라 역사도 끊임없이 움직일 것이다.

사진 ell brown

거짓말에 관하여

게시자: 허성우, 2016. 7. 2. 오후 9:30   [ 2016. 7. 2. 오후 9:30에 업데이트됨 ]



허클베리 핀으로 잘 알려진 마크 트웨인은 그의 작품 <거짓말에 관하여>를 통해 청교도적 사고방식을 비판하였다즉 작품 속 인물의 태도에 빗대어 기독교인들이 지키고자 하는 윤리가 진정한 선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사의 물음에 헤스터는 모든 거짓말은 죄악일 뿐이라며 받아들이지 않는다그러나 그녀는 가식적인 행동을 보이게 되고사경을 헤매는 모녀인 헬렌과 마가렛을 위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양심을 발견한다.


소설의 결말에서, 천사가 나타나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 레스터와 한나를 심판하게 되는데, 작가는 이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맡긴다이 물음은 원제인 <Was it heaven? or hell?>을 통해서도 드러나는데모든 도덕의 위에는 더 근본적인 가치인 사랑이 우선되어야 함을 보여준다만약 타인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윤리를 지켜야 한다면그 사회야말로 지옥임을 깨닫게 한다.


천사까지 고민하게 만든 정의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세상은 아직도 공익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킨다든지법의 잣대로 양심을 거스르기도 한다. ㅡ 위헌인 법들도 적지 않다.   결국 모든 종교적 윤리나 사회 제도가 내포한 모순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스스로 영혼을 파괴할 것이다.


인류가 만든 모든 법은 국가와 같은 사회를 지탱시켜 주기도 하지만그것이 도리어 우리의 숨통을 조이기도 한다이러한 모순이 발생하는 이유는 종교나 법을 만든 것도 결국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그러나 물질이 아닌사람이 먼저가 되는 가치가 우리 사회의 근본이 될 때비로소 인간 소외와 불평등은 사라질 것이다.


사진 by Rob_sg


유혹하는 글쓰기

게시자: 허성우, 2016. 7. 2. 오후 9:24   [ 성우넷에 의해 업데이트됨(2016. 10. 10. 오전 2:45) ]




어떻게 글을 써야 잘 썼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누구나 글을 쓰면서 한 번쯤 떠올리게 되는 생각이다우리는 베스트셀러 작가들이 평범한 사람과 다른 글쓰기 재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그들의 능력이 선천적으로 타고 난 것인지 노력에 의해 길러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지만 대개는 후자라고 믿는다전자라고 믿는다면 우리가 교육에 거는 기대들도 사실 허무한 바람이 되고 만다.


아마도 현존하는 작가 중 가장 많은 독자를 가진 이를 꼽으라면 스티븐 킹을 빼놓을 수 없다그는 쇼생크 탈출미저리그린마일』 등의 소설을 역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림은 물론, 그가 쓴 대부분의 작품들을 영화로 제작하기까지 하였다.


그러한 그에게는 글을 쓰게 된 특별한 동기가 있었다그는 어릴 때부터 괴물, 유령외계인 등에 관심이 많았다얼핏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겠지만 그는 이것들에 매달려 더 많은 것들을 경험을 하고 싶어 했고급기야 그러한 것들을 소재로 자기만의 글을 써 나가기 시작했다그리고 언젠가 어머니를 첫 독자로 만들게 됨으로 인해 그는 자신의 학교 친구들까지 자기 소설에 푹 빠져버리게 만들었다.


스티븐 킹은 소년 시절부터 어떠한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면 사람들이 재미있어할지 알고 있었다물론 그 스스로에게는 그 이야기를 만들어낼 강한 자신감이 있었다. 비록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이 관심 있었던 주제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깊게 빠져들어 상상의 폭을 넓혀 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유혹하는 글쓰기를 통해 천부적인 글쓰기 능력도 존재한다고 말하였다이를테면 셰익스피어와 같은 천재는 신이 부여한 능력을 갖고 있었다는 것이다하지만 대부분의 베스트셀러 작가들은 그들의 노력에 의해 자신의 능력을 키웠음을 강조하면서, 각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한두 단계의 향상(총 4단계 중)은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그러한 계발을 위해서는 준비 단계가 있어야 하는데스티븐 킹은 이를 연장통에다 비유하였다그 연장통 속에는 어휘문법문체 등이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이것들은 대부분 독서를 통해 길러질 수 있다고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말을 꾸미지 않는 데에 있다고 믿었다흔히 우리는 아름다운 문장이 미사여구(부사 따위)를 동반한 것이라 착각하기 쉬운데스티븐 킹은 그러한 문장은 오히려 거부감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그렇게 되면 독자의 상상해야 할 부분이 줄어든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는 소설이란 땅 속의 화석처럼 발굴되는 것이라고 믿는다소설은 이미 존재하고 있으나 아직 발견되지 않은 어떤 세계의 유물이다작가가 해야 할 일은 자기 연장통 속의 연장들을 사용하여 각각의 유물을 최대한 온전하게 발굴하는 것이다. - 169


그 다음 필요한 것은 창의력이다어느 정도 문장을 형식에 맞게 쓸 수 있다면 그 틀에다 자신의 상상을 가미하여야 흥미로운 사건이 그려지는 것이다어떤 인물들이 어떤 옷을 입느냐는 순전히 작가의 몫이니 왜 하필 그러한 인물과 옷이 필요했느냐를 작가는 자신의 의도대로 채워 넣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일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쉽게 날아갈 것만 같던 이야기의 날개도 한 번의 소나기에 젖어 회생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린다그래서 작가의 생각에 뮤즈의 날개를 달아주는 것은 역시 위대한 작품이라고 스티븐 킹은 밝힌다물론 반면교사로서 나쁜 책이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어찌 되었든 많은 책을 통해 또 다른 영역을 발굴할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의 말대로 많이 읽고 써 보는 것만큼 좋은 글쓰기 방법은 없다독서와 창작을 즐기지 못한다면 누구나 위대한 작가는커녕 한 줄의 글도 쓰기 어렵다질 좋은 펜이나 워드프로세서가 그런 능력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글쓰기를 둘러싼 모든 것을 즐기는 데에서 색다른 영감이 떠오르게 된다하루에 열 페이지를 쓰면 3개월이면 18만 단어를 기록한 셈인데 그러면 책 한 권 분량이 된다고 말한다그러니 중도에 포기하지 않는다면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가질 수 있다.


끝으로 돈을 벌겠다유명해지겠다는 의도로 글을 쓰는 일은 도의에 맞지 않다고 그는 말했다그는 이것을 지적인 사기라고 경고하였다어떤 거물급 작가도 그렇게 글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쓰되 그 속에 생명을 불어넣고삶이나 우정이나 인간관계나 성이나 일 등에 대하여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섞어 독특한 것으로 만들어야 된다고 하였다즉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내용으로 더 많은 것들을 이야기해야 하고독자를 끌어들일 만한 묘사력까지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평소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관심을 가지라고 충고한다그리고 그때마다 떠오르는 것들을 잘 메모하라고 조언하였다대부분의 소설 아니 위대한 소설도 우리 일상의 작은 부분에서 연장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준다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행복해지는 것이다. - 311쪽


스티븐 킹도 글을 쓰며 사는 동안 많은 난관에 부딪혔다그러나 그는 글쓰기를 통해서 물에 빠진 자신의 삶을 건져냈다고 말한다그리고 여전히 글을 쓰는 동안에는 즐겁게 그 일에 임한다그는 술과 마약은 끊었어도 글쓰기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 가장 양지바른 곳에 펼쳐 놓았다.


자기 삶에서 느낀 것을 자신만의 목소리로 진실하게 옮길 수 있다면 그것은 환히 빛나는 꿈이 될 것이다그 일을 끊임없이 해나가는 동안 더 아름답게 다듬어지게 되니 글을 쓰는 모든 이들이 그것을 중단하지 않기만을 바란다비록 그 일이 물질적 풍요를 가져다주지 않을지라도 글쓴이 스스로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기록으로 남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Limeryk

그 무엇을 사랑할 수 있다면

게시자: 허성우, 2016. 7. 2. 오후 9:21   [ 2016. 7. 2. 오후 9:22에 업데이트됨 ]



혹시나 비행기를 탈 일이 생기면 내려다보라. 우리 사는 곳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하늘색은 또 얼마나 고운지. 높은 곳에 앉아서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지 말고, 삶에서 몇 번 있지 않을, 아름다운 때를 만끽하자.


그리고 이렇게 생각하자. 이 높은 곳을 자주 날아다니며 어린 왕자의 삶을 그렸을 생텍쥐페리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그가 말하고 싶어 했던 이야기들이 숨어있는 나의 삶까지 돌이켜보자. 


우리는 너무도 쉽게 삶을 단정 짓고 주어진 대로 살아간다. 그 주어짐은 마치 의무인 것처럼 모든 것이 그렇게 돌아가야만 하는 것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결국 현실의 모든 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의심하지 않게 된다.


같은 별과 꽃을 보고도 제각기 달리 바라보는 것은 그것을 모두 다르게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는 하나이다. 우리는 그것과 나의 관계 속에서 나름의 의미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렇게 이해하는 것이 때로는 아무 의미 없는 일인지도 모르지만, 사람들은 대개 그것을 숙명처럼 안고 살아간다. 어떤 그림은 어떤 것인 것처럼 어떤 행동은 꼭 그래야 하는 것처럼.


존재라는 것은 어느 순간 왔다가 사라지는 것이다. 저 멀리의 별처럼, 그리고 내 가까이의 꽃처럼. 그것들의 크기가 어떻든 내게 다가오는 의미는 내 생각에 따라 참 다르다. 어떤 사람은 꽃을 꺾어 사랑하는 여인에게 선물로 줄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그것에게서 꿀을 얻으려 할 것이고, 또 다른 사람은 그것을 꺾어다가 제 방안에 놓아두겠지.


존재는 이 꽃과 같은 것이다. 누구와 관계하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이다. 김춘수 시인의 ‘꽃’도 어린왕자에 나오는 꽃과 다름이 없다. 똑같이 관계 속에서 우리 존재의 이름을 묻는 것이다.


아무도 의미 없다고 여기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내가 아주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이전에 나는 나에게 그리고 나의 가족과 친구에게 이미 소중한 사람일 것이다. 그것을 내가 받아들이든 그렇지 않든,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를 하찮게 여기지 말자. 그리고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 나만의 이름표를 붙여주자. 그렇게 소중한 것들을 나의 삶 안으로 불러오면 그것들이 바로 내 삶의 보물이 되는 것이다. 아무도 의미 없다고 말하던 것들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나만의 별이 되는 것이다. 무엇을 사랑하고 있다면 또는 사랑 받고 있다면 나는 그렇게 소중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 의미로부터 내가 참답게 길들여지는 것이다.


-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읽고



사진 Cengiz.uskupl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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