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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버린 날 2

게시자: 허성우, 2016. 7. 2. 오후 10:58   [ 2016. 7. 2. 오후 10:58에 업데이트됨 ]


   내가 나를 버린 날 달무리를 보았다 사랑하라고 더 사랑하라고 빛이 손을 내밀었다 눈물의 꽃은 맑게 시들고 긴 밤이 목청에서 소리 없이 부서졌다 걸음은 빛의 고리에 갇힌다 나의 제자리걸음은 오늘을 지루하게 이어 나가고 무채색 울타리에서 별들은 바람의 소식을 기다린다 보이지 않는 것들과의 이별이 비로소 시작되었다 선명한 흙의 향기를 따라 투명한 삶의 조각이 쌓여 가고 밤하늘은 점점 내려앉는다 흐르는 물에 얼굴을 기대고 지친 나를 물의 표면에 가두고 추억의 파동을 일으킨다 추억이 흔들린다 추억처럼 세상이 흔들린다 모든 소리들이 밀려온다 밀려와서 나를 물가에 떠민다 나는 거울처럼 빛나다 어지러운 무늬로 찢기어져 흔들리는 추억 속에 천천히 가라앉는다

Photo by Eric C Bry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