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시절 아버지는 기가 막힌 이야기를 과메기나 메주처럼 구수하게 엮어 밤새 걸어놓고는 하셨다 그것들은 얄밉게도 내가 한참을 귀 막은 이야기 아버지는 그것도 모르고 쌀 한 가마의 전설을 내내 안치고는 하셨다 내가 알사탕을 몰래 녹이는지 모르고
그동안 어머니는 배추 한 단을 절여 포기마다 할머니의 고춧가루를 여기저기 새빨갛게 바르고 또 바르는데 그것은 또 얼마나 매운지 콧구멍 깊이 고드름이 매달린 양 시리다
나중에 내가 갓 난 강아지처럼 실금 눈을 뜨고 옆집 소 울음처럼 하품을 늘어놓으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살며시 그들의 방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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