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그 시절
아버지는 기가 막힌 이야기를
과메기나 메주처럼
구수하게 엮어
밤새 걸어놓고는 하셨다
그것들은 얄밉게도
내가 한참을 귀 막은 이야기
아버지는 그것도 모르고
쌀 한 가마의 전설을 내내 안치고는 하셨다
내가 알사탕을 몰래 녹이는지 모르고
그동안 어머니는 배추 한 단을 절여
포기마다 할머니의 고춧가루를 여기저기
새빨갛게 바르고 또 바르는데
그것은 또 얼마나 매운지
콧구멍 깊이 고드름이 매달린 양 시리다
나중에 내가 갓 난 강아지처럼
실금 눈을 뜨고
옆집 소 울음처럼 하품을 늘어놓으면
아버지와 어머니는
살며시 그들의 방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