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밤
그대는 나와 한여름의 불길을 걷고 있네 희미한 바람의 줄기를 따라 겹겹이 쌓인 황혼의 지평선을 걷고 있네 카타르시스의 눈물은 한때 억수같이 내리다가 가시 돋은 선인장 속에 갇히고 다시 모래지옥에 스러지고 사라진 우주는 황토의 장막 아래 그리고 별빛의 소나기 속에 안개처럼 서리어 있네 해를 삼킨 지상의 하늘빛은 끝없는 밤을 노래하고 우리는 낙타를 따라 긴긴 사막을 걷고 있네
낙타는 여우의 그리움을 싣고 떠나네 박쥐는 도마뱀의 갈증을 안고 떠나네 하이에나는 전갈의 독을 품고 떠나네 부엉이는 독수리의 허기를 느껴 떠나네 살쾡이는 풍뎅이의 악취를 피해 떠나네 고슴도치는 선인장의 아픔을 닮아 떠나네 모래고양이는 가젤의 놀람에 덩달아 떠나네
사소한 가슴 떨림으로 우리는 고운 모래언덕에 쓰러질 나무가 되지 않으리 무너질 성을 쌓아두지 않으리
모든 수난의 그림자는 사랑의 눈에서 물결치고 눈물 언저리에서 반짝이고 설교의 길을 따르는 어둠은 시시포스의 내일을 따라 황설탕 같은 은하수로 흐르네
Painting by 귀스타브 아쉴 기요메 <사하라 사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