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버린 날 1

그렇게 사랑했던 햇살이 그림자를 만들었다

내 삶에도 깊은 그늘이 졌다

희망이 내 손에 꽃다발을 쥐어주고

그 향기를 떨치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바다가 나를 부를 때 파도는 채찍처럼 나를 떠밀었다

거센 바람이 구름을 헤치며 푸르게 살라 한다

아련한 별빛이 밤의 머리칼을 쓸어 넘기며 빛나게 살라 한다

삶의 달콤한 줄기에 매달린 쓰디 쓴 열매가

새하얀 눈 속에서 얼어붙었다

골목의 지친 한숨이 대문을 닫는다

텃새는 지붕에 날아들어 조금씩

나는 법을 잊어버리고 있다, 내 심장은 조금씩

고개를 들어 분주함을 잊어버리고 있다


Photo by Fste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