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날

내게 처음

주먹을 날렸던 아이

그리고 가끔

어깨동무를 해준 벗

우리는 초록이 우거진 들에서

하늘빛 종이를 접고 별빛 글을 지었지

나의 외로움을 잊게 한

어린 날, 소꿉동무

비 오는 날이면 우산을 내던지고

함께 흠뻑 젖어들던

너의 얼굴

옛 사진처럼 빛바랜 이름

정든 그 손길

실오라기 같은 웃음으로 나를

놓아주지 않던 그 친구

노을처럼 눈망울이 그윽한 소년의 긴

긴 강물에서 나는

아직도 잔잔히 흐르네


Photo by 재난기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