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우는 사람도 있다

웃는 사람도 있다

더 넓은 곳을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더 높은 곳을 꿈꾸는 사람도 있다

보이지 않는 사람도 있다

우리는 꽃 한 다발의 의미를 안다

제각기 다른 색깔과 향기를 가지게 되었다

이것이 바라던 것이었을까

쉽게 시들기 쉬운 우리는 꽃잎처럼 살기 싫었다

그래서 영원이라는 말로 교정을 나선다

인연은 눈물로써 지워지고

추억은 사진기에 담아가는 것처럼

우리는 변해가는 것을 기억하기 싫었다

그러면서 그리워하는 것이었다

보고 싶은 얼굴을 사진 속에 묻고 사는 내가

나이가 들어 사람마저 잊고 살았다

아직도 그들은 졸업하지 않고 내 안에 살고 있다

그 오래 전 나의 기억 속에서

설레던 그 마음으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Photo by Miss Sydney Mari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