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에 관하여

Post date: Jul 3, 2016 4:30:19 AM

『허클베리 핀』으로 잘 알려진 마크 트웨인은 그의 작품 <거짓말에 관하여>를 통해 청교도적 사고방식을 비판하였다. 즉 작품 속 인물의 태도에 빗대어 기독교인들이 지키고자 하는 윤리가 진정한 선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한다.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도 있지 않느냐는 의사의 물음에 헤스터는 모든 거짓말은 죄악일 뿐이라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가식적인 행동을 보이게 되고, 사경을 헤매는 모녀인 헬렌과 마가렛을 위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양심을 발견한다.


소설의 결말에서, 천사가 나타나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한 레스터와 한나를 심판하게 되는데, 작가는 이에 대한 판단을 독자에게 맡긴다. 이 물음은 원제인 <Was it heaven? or hell?>을 통해서도 드러나는데, 모든 도덕의 위에는 더 근본적인 가치인 ‘사랑’이 우선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만약 타인에게 상처를 주면서까지 윤리를 지켜야 한다면, 그 사회야말로 지옥임을 깨닫게 한다.


천사까지 고민하게 만든 정의에 관한 문제는 여전히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세상은 아직도 공익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킨다든지, 법의 잣대로 양심을 거스르기도 한다. ㅡ 위헌인 법들도 적지 않다. ㅡ 결국 모든 종교적 윤리나 사회 제도가 내포한 모순을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는 스스로 영혼을 파괴할 것이다.


인류가 만든 모든 법은 국가와 같은 사회를 지탱시켜 주기도 하지만, 그것이 도리어 우리의 숨통을 조이기도 한다. 이러한 모순이 발생하는 이유는 종교나 법을 만든 것도 결국 불완전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질이 아닌, 사람이 먼저가 되는 가치가 우리 사회의 근본이 될 때, 비로소 인간 소외와 불평등은 사라질 것이다.


사진 by Rob_s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