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하는 메두사



나의 머리에는 뱀이 자란다 

빳빳하거나 꼬불꼬불한 뱀이 한 움큼 자란다

나는 뻣뻣하게 거울 앞에 앉아 메두사 같은 내 눈을 노려본다

엉금엉금 기어 다니다 튀는 놈들, 손아귀에 붙들려 머리가 싹둑싹둑 잘려나간다

꼬부라진 것들, 제대로 쳐냈는지 눈알을 이리저리 부라린다

바닥에 뒹구는 옛사랑의 파편들, 한 치의 미련조차 남기지 않는다

내 상처들, 끈끈하게 쓰다듬는 손길에 위인의 미소를 건넨 후 일어선다


Painting by 지아친토 칼란드루치 <메두사의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