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ㅡ 푸른 새의 노래



다투던 두 마리의 새는 내 안에 있다 

오를 때를 모르고 올라가는 새 
내릴 때를 모르고 내려가는 새
모두 내 안에 있다

일곱 개의 불타는 언덕 너머로 흩날리던 이름처럼
유태인의 혓바닥에 저주로 남은 이름처럼
자유로운 군주의 이름처럼
검은 꿈결에서 오르가슴을 느끼던 새들이 내려앉는다
부정을 선물한 부엉이
욕망을 삼킨 대머리 수리
거짓 생명부를 읊던 갈까마귀 떼
모두 불안한 날갯짓으로 어둠의 늪에 주저앉는다
길들지 않는 사랑을 노래하던 찌르레기 
순간의 즐거움을 지저귀던 직박구리
열매들을 훔치던 까치들도 
모두 균형을 잃은 채 추락한다
 
죽거나 죽어가는 새들은 내 안으로 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긴 시간의 어귀를 지나
잔잔한 강 하류에서 푸른 우정을 만난다
불면에 빠진 앵무새에게 평온을 속삭이는 두루미 
그리움에 눈먼 뻐꾸기에게 옳은 길을 일깨우는 멧비둘기
새끼를 잃어버린 왜가리에게 희망을 알리는 종다리
벼랑에 몰린 꿩에게 비상을 가르치는 독수리
모두 어울리고 있다, 날아오르고 있다

신록의 손길마다 이슬이 내린 아침
깃털을 온몸에 두른
내 안의 새들이 날아오른다
예니세이강가로 향하는 독실한 신자의 영혼
싯다르타의 사리들은
하데스의 동굴을 유영하다
올림푸스의 천둥소리에 노란 꽃잎을 피우고는
다시 푸른 새가 되어 날아오른다

더 높이 날아오를수록 
무지개가 스며든 새들, 눈꽃을 닮은 새들이 보인다
허영을 좇지 않고 자유를 누리는 새들
울타리를 만들지 않아 외롭지 않은 새들이 보인다
실망을 모르는 새들, 포기하지 않는 새들
마음이 기울거나 어긋나지 않는 새들이 보인다
고민을 쌓지 않고 굴레를 벗어난 새들
티끌 하나에도 흔들리지 않는 새들이 보인다
모이 때문에 미움을 품지 않는 새들
부족을 벗 삼아 풍요를 깨달은 새들이 보인다
스스로 신이라 여기지 않고 신이 된 새들
진리를 말하지 않고 진실을 바라보는 새들이 보인다

그리고 푸른 새는 내 안에서 한 번 더 날아오른다

붉은 태양의 바다가 하늘하늘 물드는 곳
기쁨으로 영원한 오늘 속에서 내일을 잊어버리는 곳
어머니의 눈물과 아버지의 땀이 서린 
대지의 안개숲으로 새들은 유유히 날아든다

Painting by 얀 반 케셀 1세 <새들이 앉아있는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