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글쓰기



내 부끄러운 일을
토해내는 컴퓨터 앞에서
밤마다 소리 없이 범행은 일어난다
아무도 모르게 그 일은 상습적으로 시작된다
더러운 오물들이 기어 나올 때까지
수 없이 난도질당하는 추한 언어의 나열
그 앞에서도 나는 숙연해진다

삼백육십오일 동안의 모든 거짓된 언어들
거친 욕설이며 오만한 말투가
한밤의 맹수처럼 튀어나와
나의 자판은 정신없이 두들겨진다
하나도 빠짐없이 나의 수치스러운 과거는 발각되고
곧이어 피비린내 나는
죄의 대가를 목격해야만 한다

뇌며 척추, 곳곳의 신경마다
날카로운 살해의 흔적들이 느껴지도록
나의 언어는 더욱 잔인해질 수밖에 없다
모든 기억들이 선명해지도록
모든 언어들을 구역구역 토해내야 한다
더 이상 온전할 수 없는 피해자의 신체에서
마지막으로 남는 것은
전혀 내보일 것 없이 투명한
언어의 육신, 그 본연의 소박함 바로 그것